위대한 사랑을 성(性)스럽게 고하다. : Love Exposure 영화를 본 뒤에

원제 : 愛のむきだし (사랑의 노출)
감독 : 소노 시온
개봉[일본 기준] : 2009년 1월 28일
주연 : 니지시마 타카히로, 마츠시마 히카리
영화 상세 정보 :
http://tv.co.kr/movie/review/movieReview.html?movie_idx=33057&channel=movie&subPageType=staff&page=1

문제작은 정말 문제작이다. 200분이 넘는 징한 러닝 타임도 그렇고, 여장남자·도촬·동성애·관음·살인·사이비 종교·사디즘 등 온갖 변태라는 변태를 한 작품에 다 끌어 모은 감독의 취향도 그렇다. 그렇기에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역시 일본은 변태적인 나라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사람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잔잔한 영화들 틈바구니를 헤집고 가끔씩 이러한 괴(怪)작품들이 등장하기에 일본 영화판이 가끔씩 부럽다. 감독이 무슨 의지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결국 세상의 모든 변태들을 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참회' 방법은 '사랑'이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추측을 하긴 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감독의 메시지보다는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한 과정이 재미있는 영화이다.

러브 익스포져는 모순적인 영화이다. 배경이 교회인데도 불구하고, 성(性)을 노골적으로 다루고 있다. 시종일관 깔리는 BGM은 성(聖)스럽기 그지 없는데도 불구하고, 스크린 속에 있는 청춘들은 마리아를 사랑하고 그리스도를 사랑하면서도 진지하게 자신의 성정체성과 발기와 같은 성(性)적 문제에 고뇌한다. 수시로 주인공인 '유'의 발딱발딱 발기하는 성기가 스크린에 잡히지만, 야하거나 싫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발가의 상황이나 모양새에 오히려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이와 같은 상황들은, 출연하는 주인공들이 모두 사회에서 칭하는 '변태'에 속하는 인간들이긴 하지만, 과거의 경험 때문에 상처를 안고는 있어도 순수(純粹)성을 간직한 존재로 설정한 덕분이다.

'아내의 유혹'이 막장 전개로 사람들을 눈을 사로잡았듯이, 러브 익스포져 역시 스토리 전개가 막장으로 흘러간다. 신부인 아버지를 둔 '유'의 인생은 어머니를 여의고 나타난 '그 여자'의 등장으로 터닝 포인트를 찍게 된다. 잠깐 아버지의 곁에 머물던 '그 여자'는 어느 순간에 사라져 버리고, 그로 인하여 아버지는 친부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포기하고 신부로서만 존재하게 된다. 아버지의 관심을 얻는 방법은 참회실에 들어가 자신의 죄를 고하는 방법 밖에 없었던 유는 죄를 짓기 시작한다. 유에게 있어서 죄는 자신의 아버지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였을 뿐이었고, 유는 더욱 큰 죄를 지으면서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는 회오리에 휘말려 허우적 거리게 된다. 유가 관심을 가지는 여자와, 유에게 관심을 가지는 여자. 이 청춘들의 삼각 관계는 일반적인 형상이 아니라, 차차 기묘한 양상으로 빠지고 겉잡을 수 없을 막판에 까지 치닫는다. '설마, 설마'가 '진짜'가 되어 가는 상황 전개도 영화 관전의 포인트.

내용 외의 부분에서 눈여겨 볼 점은 혼성 그룹 AAA의 리드보컬인 니시지마 타카히로와 최근 여러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마츠시마 히카리의 연기력이다. 파격적인 내용의 영화일수록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어야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을 할 수가 있는데, 러브 익스포져의 주연인 니시지마와 마츠시마의 연기력은 영화를 보는 데 있어서 몰입에 전혀 방해를 주지 않는다. 방해를 주지 않는데에서 그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연기 경력이 얼마 안 되는 신인들을 과감하게 4시간 짜리 영화의 주연으로 캐스팅한 감독의 센스에 찬사를 던지지 않을 수 없을 정도. 나만 그랬던 건 아니었는지, 이 영화로 여주인 마츠시마는 연기상을 받으며 같은 해 영화 '프라이드'로도 대중들의 관심을 얻어 주목받는 신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한다. (아직 조연이지만, 드라마 출연도 전에 비해서 늘었고.)

'배틀 로얄'에서처럼 피가 난무하는 장면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 '우연히도 최악의 소년' '뱀에게 피어싱을'과 같이 세상에 반항하고 발악하는 청춘의 이야기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 긴 러닝 타임에도 졸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 그리고 꽃같은 미소년을 장기간 동안 보면서 눈 보강 하고 싶은 사람, 그 미소년이 여장 연기하는 거 관심 있는 사람, 나름대로 국제적인 영화제에서 상 몇개 받은 영화라면 관심이 있는 사람. 그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별점 : ★★★★☆ (4.5)



<참고 가능한 스킬들.>

1. A의 시점으로 진행하여 시점 P에서 부터 시점 N까지 (챕터 1) , B의 시점으로 다시 시점 P로 되돌아가서 되돌아가서 시점 N까지 (챕터 2) , C의 시점에서 다시 P로 되돌아가서 시점 N까지 (챕터 3) - 주인공 B와 C를 베일로 가려놓고 일종의 퍼즐 맞추기 / 주인공들이 다 드러난 이후(시점 N)부터는 A,B,C를 모두 다 대등하게 다루면서 사건 전개.

2. A와 C가 등교하면서 대사를 주고 받는 상황에서 나래이션으로 자기 독백,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대사가 아닌 나래이션으로 서로 대화 주고 받기. "(A's NA) 아직 아버지 결혼 안 했고 우리 형제 사이 아니거든?" "(C's NA) 알고 있어 병신아."

3. A와 C의 전화 통화 (위쪽 화면 중앙 분할), B의 도청 (아래쪽 화면) 

4. 중간중간 까만 배경에 메시지 전달. 

  

덧글

  • St_彬淚 2010/06/15 09:23 #

    소노 시온 영화 '기묘한 서커스'랑 '노리코의 식탁'이랑 이렇게 두편 봤었는데,
    두 편 다 뭔가 기괴하면서 잔잔하면서(이걸 잔잔하다고 표현하는게 이상한건지도 모르겠지만)
    뭐랄까. 희한한데 매력적이었어. (난 변탠가봐...ㅠㅠ)
    그런 의미에서 이것도 보고싶다+_+
  • 真夢 2010/06/15 17:24 #

    나도 이거 보고선 소노시온 영화 다른 것도 보고 싶다 생각이 들더라고. 난 무작정 잔잔한 일본 영화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삐딱한 영화들 좋아하니까... 한 번 봐봐 그냥 볼만할거야. 러닝 타임이 4시간이니깐 틀어 놓고 과자도 먹고 매니큐어 바르고 말리면서 보면 딱 좋을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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